영화 속 뒷얘기/★★☆☆

용서받지 못한 자 (The Unforgiven) 뒷얘기

TGPG 2011. 1. 5. 23:10
용서받지 못한 자
감독 윤종빈 (2005 / 한국)
출연 하정우,서장원,윤종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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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승영이 자살을 한 여관 욕조의 물은 체리 주스이다.

2. 영화 촬영 첫날에 마지막 장면인 경찰서에서 촬영을 하였다.

3. 허가된 시나리오와는 다르게 영화를 묘사한 윤종빈 감독은 육군 본부로부터 고소 당하였다.



며칠 전에 군대 악몽을 꾸었다. 내가 있던 부대의 행정보급관은 성질이 아주 괴팍하여
부대원들 휴가를 자기 멋대로 통제하였다. 꿈에서 나는 신종플루 때문에 밀린 휴가를
매달 쓰겠다고 하였다가 행보관에게 몹시 혼났다. 결국 휴가 나가서 보기로 한
아이다 뮤지컬을 못보게 되어 나는 눈물을 흘리며 잠을 잤다.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깼는데 이상하게도 평소의 나답지 않게 잠에서는 깨었는데
계속 누워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잠에서 깨도 계속 잤던 말년병장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역할 때 전우들과 헤어지는게 아쉬워 부대를 떠니기 아쉬워했던 나의 모습과
전날 밤 악몽 사이에서 괴로워 하던 찰나에 군대 생각이 나 영화 용서받지 못한자를 보기로 했다.

영화는 군대의 현실을 낱낱이 파헤친다. 대한민국에 군 부대는 수도 없이 많은데
왜 군대문화는 한결같이 똑같은지, 말과 행동, 에피소드(구타,자살,욕설,내무생활)들이
내가 2년 동안 주구장창 들었던 말들과 100% 일치하여 깜짝 놀라기도 했다.
태정(하정우)과 승영(서장원)이 껴안는 동성애 장면까지 다 내가 가까이서 접하고 경험했던 것들이었다.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결말에 대해 다들 놀랐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군생활하는 동안
우리 부대원 3명이 부대와 자택에서 연달아 자살하여 부대가 난장판이 된 적이 있었기에
그다지 놀랍지 않고 언제 자살하나 계속 기다렸다. 세건의 연달아 일어난 자살사건을 바라보며
군대 생활을 이겨내는 방법은 결국 인내 아니면 자살이 아닌가 싶다.

나는 군대라는 2년 간의 연극을 마치기 위해 6개월마다 바뀌는
주어진 배역을 성실히 이행하는 수 밖에 없었다. 나 역시 자살로 짧은 생을 마친 주인공처럼
군대 내에서 이것저것 바꾸려고 시도해보고 노력하였지만 다시 되돌아오는 것은 좌절 뿐이었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하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 뿐이었다.

획일화 되어있는 우리나라 중,고등 학교 교육은 군대에서 그 절정을 맞이하고 정도가 아닌 다른 길로의
타협과 모색은 처참히 평가절하된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창의성은 군대에서
모조리 박살난다. 오늘 따라 나에게 호치케스 찍는 방법 갖고 화를 내던 황xx 참모장이 생각난다.